사흘이 멀다하고 아랫층에서는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주로 할매가 시비를 걸면 영감님도 지지않고 맞받아치는데
싸움이 길어질때는 삼십분도 넘게 이어질때도 있어
기다렸다는듯이 나는 창문을 슬쩍이 열어둔다.
재미없는 독일땅에서 느껴볼수있는 몇 안되는 즐거움이었으니
속사포처럼 내뱉다가도 길게 쭉 빼는,
리드미컬한 이태리말로 하는 싸움!!
눈을 감고 이 박진감넘치는 싸움소리를 상상해보자면
(이태리영화에 자주 나오는 장면, 엔딩으로는 꼭 바게쓰로 물을 퍼붓는 ㅎ)
안 가보았지만 나폴리 뒷골목이,
시칠리아 좁은 골목이 바로 이런 소리들로 넘쳐나지 않나 싶다.
싸움하기에는 최적의 언어를 갖춘 이태리사람들이다.
이사를 와서 얼굴을 대면도 하기도 전에
영감 때려잡는 예사롭지 않은 목소리부터 접하게 되었으니
여간 불안하지 않을수 없었다.
할매의 이름은 마팔다(Mafalda)
내 귀에는 이름조차도
억세고 거세게 들렸고
하필이면 사나운 쌈닭할매에게 걸려들었다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줄담배의 그녀는 몸집에 어울리게 목소리도 괄괄하니 허스키했다.
그렇지만 우리도 한 성깔하는 반도의 민족이 아니던가
이딸리아노, 한국인이 아래윗집으로 만났으니
원수가 되던지 형제가 되던지 선택은 둘 중의 하나밖에 없었다.
다행이 우리는 초기의 우여곡절기간을 거쳐 두번째길을 가기로 서로 합의를 보고...
그리하여
이태리 할매의 손맛이 들어간 파스타를
시도때도 없이 얻어먹는 복을 누릴수 있었는데
아 가우디노영감님이 끓여준 에쓰프레쏘는 또 어떠하고
마팔다 할매가 내게 유일하게 가르켜준 음식이 바로 이 파스타슈타!!
생전 처음 듣는 음식이름이었다.
스파게티 볼로네제란 말을 안쓰고 이 희안한 이름을
그녀가 퉁명스런 발음으로 내뱉을때면
진짜 무슨 욕처럼 들리곤 하였다.
"파스타 슈타"
칠년전 우리가 먼저 이사를 나오고 곧이어
마팔다할매네도 딸이 사는곳 근처로 이사를 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당뇨와 천식으로 집보다는 병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이사후 한번 다니러 온 가우디노영감님이 전해주었는데
그로부터 칠년이 흘렀으니 어쩌면 그녀의 고함소리도 조용해졌는지
영 들리지 않게 되었는지 모를일이다.
파스타슈타(Pasta Asciutta)
이태리말로 드라이한 누들이란뜻
원래 이태리에서는 파스타에 국물이 흥건하지 않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파스타들(크림파스타니, 해물토마토 파스타)
이태리파스타와 비교하면 거의 면들이 익사상태라고 하는데
이태리셰프들이 "제발 파스타를 물속에서 건져주세요"
파스타애호가인 한국인들에게 거진 애원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완전히 잊고 있다가
얼마전 잡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파스타슈타
(어떻게 쓰는지 드디어 알게 되고 욕이 아닌지도 확인하게 되었다)
독일사람들에게도 추억의 음식이란다.
60년대 독일음식사에 빠져서는 안 될 파스타슈타
꼭 마른 허브가루를 넣었다고 하는데
마팔다 할매도 이태리고향에서 가져온
마른 허브가루를 넣곤 하였다.
마팔다 할매의 파스타 슈타 한번 따라해보지 않겠습니까?
맛있습니다. 정말
재료: 소고기 또는 다짐육 500그램, 홀토마토 1캔, 토마토 페이스트 2큰술, 양파 2, 마늘 2,
야채스톡 750ml, 레드와인 한 잔,
허브; 오레가노, 마조람, 타임, 소금, 후추, 올리브유
1. 기름을 두르고 마늘 양파다진것을 볶는다(색깔이 나지 않도록)
2. 1에다 고기를 넣고 같이 볶는다.
3. 2에다 토마토페이스트 를 넣고 뒤적이다 레드와인을 넣고 볶으면서 알콜기를 날린다.
4. 3에다 홀토마토를 넣고 손으로 주물럭 거려서 터뜨린다.
5. 야채스톡을 넣는다. 끓기 시작하면 마른 허브들을 넣고 끓인다.
6.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두껑을 완전히 닫지말고 틈을 두어 한시간 반가량 중불내지는 약불에 뭉근히 끓인다.
소금 , 후추간을 한다.
바질, 파슬리 이런거 절대 안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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